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10
세상에서 가장 큰 나라
그리고 그 가운데 떡하니 자리잡은
세계 최고 깊이의 담수호
여름이면 푸른 빛 속살을 자랑하며
여행객들에게 훌륭한 휴식처가 되고
겨울이면 꽁꽁 얼어 붙어
하얀 눈을 덮고 오래토록 잠을 잔다.
아쉬움 뿐이다.
푸른 빛 물결을 직접 보고 싶다.
필터를 씌워본다.
내가 받은 신비한 느낌을
사진으로 남겨보고 싶다.
호수위를 지나는
차들
눈 위에는 길이 없다.
누군가 먼저 지나가면 그게 길이 되는 것이다.
호수 가까이 자리한 마을
여기 사람들에게
눈은 일상이고
겨울을 나는 동료다
이제 마을을 지나
이르쿠츠크역에 가까워진다.
나는 이곳에 내려 정비의 시간을 갖고
도시를 구경하려 한다.
이르쿠츠크는 러시아에서 중앙에 위치한 도시다.
기차 안에서 러시아의 주요 도시들을 지나면서
다른 도시의 사람들의 모습을
더욱 깊숙히 알고 싶었다.
기차 안에서 만난 말레이시아 아저씨가 찍어주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4명의 아저씨는
곗돈을 모아서 여행을 다닌다고 했다.
좋아보였다.
영어를 역시 잘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홀로 여행을 온 내게도 관심이 많았다.
(이분들과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박물관에서 우연히 또 만난다)
자신은 말레이시아 보험설계사라고
연락처와 메일주소까지 적어주면서
이 사진을 꼭 보내달라고 한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수도에 오게 될 일이 있으면
너는 꼭 내게 연락해야한다고 말했다.
유쾌했던 분들과 악수를 하며 헤어진다.
저마다 떠나온 곳, 떠나온 시기가 비슷할 뿐
우리는 각자의 시간과 길이 있다.
그리고 각자의 인연을 따라 갈 뿐
출구와 입구라는 러시아어 정도는
자꾸 보다면 알게된다.
꿈의 열차
버킷리스트
감성적인 사진
이런 감성으로
전 세계 수 많은 여행자이 이곳을 횡단한다.
역 바깥 풍경은 왠지 익숙하다.
러시아스럽다는 말을 적고 싶다.
흰 눈, 매연 그리고 이것이 서로 섞인 검은 눈
낮이면 눈이 녹아 젖은 땅
털 모자를 쓰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러시아 경찰서다.
역시 기차 안에서 속성으로 러시아를 공부한 덕분이다.
읽을 수 있는 것이 많아졌다.
러시아는 영어식 발음이고
실제로는 로시아가 맞는 것 같다.
시내로 가는 버스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걸어가기로 한다.
마침 역에서 나와 서브웨이가 눈에 띈다.
러시아에서 서브웨이 매장이 꽤 많다.
버거킹도 많다.
그래서 여행하기 참 편하다.
횡단보도 못 찾겠고
그냥 지나간다.
저녁으로 먹을 예정이다.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11
잘 정돈된 도시에 살다보면 가끔 무질서한 세상에 매력을 느낀다. 질서와 체계를 만드는 세상 바깥으로는 본능적이고 자유로운 사람들이 살고 있다. 여행이란 규칙적이고 반복되는 일상의 틀
moon-times.tistory.com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