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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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33
지금쯤 러시아는 어떤 날씨일까. 오늘 저녁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부친다고 문자가 왔는데... 참... 러시아는 추운 나라였다. 정말로 추운 나라를 가보고 싶었는데 아 여기는 정말로 사람들이 추위와 혹한의 기후에서 날씨와 싸우듯 살아가는구나. 추위 속에서 나를 지켜내는 지혜를 배우고 짧아진 해와 풍부하지 않은 곡식을 이들은 나름대로의 생존법을 터특하여 살고 있구나... 이제... 모스크바를 떠날 시간이다. 모스크바에 머물면서 이 붉은 벽돌의 광장을 나는 매번 찾아오게 되었다. 여기는 붉은 광장의 여러 쇼핑샵 중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제품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이 조끼를 집어 들자 조카가 생각이 났다. 어른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아이의 눈에는 늑대들이 입고 있는 옷과 붉은색 버섯까지 눈여겨 보겠지.. ..
2021.12.12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32
2021.06.06 - [여행]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31 여행을 하면서 배낭이 가벼워지는가 아니면 배낭이 무거워지는가. 배낭을 짊어진 나의 모습. 나는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가. 아니면 비우고 돌아올 것 인가. 아니면 다시 새로운 것을 채우고 올 것인가. 비운다는 것은 다시 채운다는 말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비우기 위해 마음을 먹는 순간. 내가 뜻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것이 들어차기 때문이다. 마치 술잔을 비우면 다시 새로운 술을 부을 수 있는 것 처럼 말이다. 사과 한 쪽 빵 두 조각 계란(이곳 호스텔은 계란은 공짜이다) 이제 짐 정리를 했다. 오늘 모스크바를 떠나기 때문이다. 어제의 아침과는 조금 다르다. 어제는 그렇게 눈이 많이 오더니 오늘은 눈이 오지 않고 맑은 하늘이다..
2021.06.06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31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여행자 여행이란 나 자신을 숨겨진 곳에서 끄집어 내는 것이다. 여행에 대한 감상이나 여행은 이런 것이다 뻔히 사람들이 말하는 그것 지루하고 진부하다. 여행은 무엇이다고 저마다 정의한다. 정할 수 없는 것을 정의하는 것이다. 그만큼 여행이라고 하는 것은 나 자신을 찾는 것과 같은 숭고함이 있다. 무엇을 찾으러 너는 그렇게 다니냐 그리고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면 너의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어둑해진 겨울 밤 아니 이곳의 봄은 서서히 피어날 준비를 한다. 3월에도 여전히 눈이 오고 여전히 춥다. 차갑게 얼어붙은 도시는 묘하게 붉은 벽돌을 쌓아 활활 타오르는 멋진 야경을 선사한다. 무겁고 차갑게 내려앉은 지붕 많은 사람들이 이곳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여과되지 않은 감성 같은 것이..
2021.06.06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29
색감과 구도가 미친듯이 아름다울 때. 미친듯한 아름다움을 볼 때. 시각이 뇌로 보내는 엄청난 신호와 자극. 한편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몸은 온 몸이 전율에 뒤 덮이고 나는 엄청난 행복감을 느낀다. 이런 하늘을 살면서 본적이 없다. 하늘은 파란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하늘은 파란색만 있지 않았다. 봄에 피는 라일락이 저녁 가로등 불 빛에 비칠 때 길쭉하게 뻗은 가로등과 보라색 꽃을 비추는 불 빛 나는 귀에 음악을 꼽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소리가 주는 선물까지 이렇게 황홀한 풍경에 덧 입히고 싶다. 나는 또 사진을 누군가에 부탁하게 된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하늘은 변한다. 지금도 변하고 있다. 어둠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빛은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나는 이곳에 완전 흠뻑 빠져있다. 누구든 이곳..
2021.04.03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28
나는 모든 일을 계획하려하지 않는다. 때론 인생의 불확실성에 몸을 맡기기도 한다. 내가 조금 덜 철저하여 그럴 수도 있고 대충 살기에 그럴 수 도 있다. 철저한 계획은 나의 불안함의 정도다. 나는 불안함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행을 갈 때는 교통과 숙박 정도만 결정하고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불확실성은 가끔 내게 선물을 준다. 마치 스토리를 알지 못한 영화인데 보고 나서 인생영화가 되는 것 처럼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의 한 구석이 내가 큰 충격을 받아 머리 한 가운데를 차지하는 경험이 되기도 한다. 높은 빌딩이 즐비한 이곳은 러시아의 경제 중심지이다. 한국의 여의도와 비슷하고 뉴욕의 센트럴시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늘 하루가 참 길다. 어쩌다 이까지 오게되었다. 오늘 하루는 오..
2021.04.03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27
복잡하게 얽힌 모스크바의 지하철과 트램들 나는 트램을 타고 모스크바대학교를 가기로 했다. 시내에서 자꾸만 눈에 보이던 높은 건축물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트램에서 정거장을 잘 못 내렸다. 결국 걸어가기로 한다. 걸어가니 트램에서 그냥 지나칠 풍경도 자세히 보게 된다. 도로 위 높게 쌓인 눈들은 진짜 어마어마하다. 눈이 얼마나 많이 왔으면 나무의 밑 둥치가 눈에 덮여있다. 이곳은 천문 연구소인 듯 하다. 모스크바대학교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옆으로 치워낸 눈은 이미 펜스를 넘어있다. 어마어마한 눈의 양에 나는 기가 눌린다. 이 많은 눈들은 어디에서 왔을꼬? 대학교 캠퍼스에 도착했다. 모스크바대학교의 건물이다. 약 2m 정도로 높게 쌓인 눈 그리고 모스크바대학교 본관 참으로 기가막힌다. 눈이 벤치도 덮었다...
2021.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