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6

2021. 2. 26. 21:22시베리아 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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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하기는 나의 버킷리스트였다.

 

누군가는 말한다.

살면서 대단한 목표를 세우거나 그걸 이루기 위해 살지마라.

지금 당장 버킷리스트를 써라.

그리고 그것을 하나하나 지워가는 재미로 살아라.

 

내게는 그 말이 적잖은 충격이었다.

누군가는 자신이 평생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살다간다.

고급진 외제 승용차를 타고,

고급진 아파트에 살면 행복할거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나는 흔하디 흔한 차도 없고

흔하디 흔한 아파트 한 채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 말이 옳은지 그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직감이란게 있지 않나.

나는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나 하나 이뤄가면서 세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지워진 나의 버킷리스트를 바라보며

아 나는 성장하였구나... 생각한다.

 


 

 

이제 이 큰 호텔은 

블라디보스톡의 이정표가 되었다.
어딜가도 이 건물을 중심으로 길을 찾는다.

 

 

 

다시 역으로 왔다.

이제 열차 탑승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열차를 타기에 앞서

난생 처음 인터넷으로 예약한 예매표로

과연 진짜 기차를 탈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혹시나 다른 무엇인가 놓치지 않았을까

그래서 일정이 망가지면 어떻게 하지 불안하고 그렇다.

 

 

 

하지만 열차예약표(A4용지에 출력해간 인쇄물 또는 휴대폰에 저장한 pdf파일)과 신분증(반드시 여권)

그리고 출발 전 역에서 발권한 열차표

이 것 세 개만 확실하게 챙기면 오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3일 분량의 식료품이다.

 

 

 

오전에 눈으로 쓱 훑어봤던 것들을

빠르게 쓱싹 장바구니에 담는다.

 

 

 

도시락 라면이나 감자스프는 강추다.

열차 안에 따뜻한 물이 구비되어 있고

언제 어디서든 꺼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담는다.

 

 

 

과일이 엄청나게 싸다

한국에서 먹지 못한 과일 실컷 담는다.

 

 

 

애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라

눈에 띈다.

 

 

 

이 만큼 담았다.

3일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만약에 식료품이 부족하면?

열차가 중간 중간 설 때
역내 매점에 쫓아가서 사 올 수 있다.

 

큰 역에는 비교적 30분 이상 서는 곳도 있기 때문에

먹고 떨어지면 열차에 잠깐 내려서 사올 수 도 있다.

(열차 운행 시간표는 열차 안에 크게 붙어져 있음)

 

아니면 열차 안에서 승무원도 음식을 파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물을 자주 마신다.

그래서 큰 물 하나쯤 사면 좋다.

 

 

 

장을 열심히 봤다.

이정도 샀는데 3만원 채 안나왔다.

 

 

 

뿌듯하다.

 

 

 

이 정도 샀다.

 

 

 

역으로 간다.

이제 9288km를 횡단하는 열차를 탄다.

 

 

 

같은 곳을 여러 장 찍는다.

그냥... 이 순간이 지나감이 아쉬워서이다.

 

 

 

출력한 열차예약표를 가지고

창구로 가면 열차표를 출력해서 준다.

역무원들은 친절하다.

 

 

 

흑백으로 찍는다.

 

 

 

그냥... 찍어 본다.

 

 

 

열차가 오기 전까지 대기하는 시간이다.

오늘 하루가 이제 저물어 간다.

973번 열차는 17:38분에 출발한다.

 

 

 

이제 열차로 향한다.

 

 

 

떠나기 전 여유를 부려본다.

 

 

 

기타 하나

짐을 잔뜩 맨 이 사나이도

나와 같은 여행자다.

동질감이 든다.

 

 

 

열차 바깥에서 사진을 찍는다.

 

 

 

열차는 약 7일간, 24시간 밤새도록 달리기 때문에

저마다 여행 기간에 맞는 양의

음식을 준비해 온다.

 

 

 

열차를 보니

설렌다.

 

 

 

날 싣고 달리는 열차의 머리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가족들에게 탑승을 알리는 셀카이다.

 

 

 

사진을 자주 보낼 수록

걱정을 덜 하신다.

 

 

 

 

 

 

짐을 잔뜩 맨 사람들.

이별을 슬퍼하는 사람들.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는 사람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

어쩌면 헤어지기 위해 만날 수도..

 

 

 

열차를 탔다.

어느새 열차는 어두워진 밤을 뚫고 달린다.

나는 2층 침대를 예약했다.
물론 2층이 1층보다 저렴하다.

1층 침대에는 주황색 수염을 길게 기른 청년이 탔다.

나보다 3살 어리다.

 

창가 자리는 자기 전 까지는

서로 마주보고 가야한다.

 

그는 한국인인 나를 신기해 했다.
혼자 횡단열차를 타러온걸 신기해 했다.

사진도 한 장 찍어본다. 

그는 영어를 잘했고 나는 영어를 못했다.

(러시아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할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나에게 북한과 한국의 관계,

러시아의 경제 상황,

젊은 사람들이 푸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이야기해 주었다.

 

그런데 잘 못 알아 들었다.

 

자신의 Extreme sports 취미를 사진으로 보여준다.

송전탑에 올라가서 사진찍기,

벼랑 끝에서 사진찍기 등등 

내가 보기에 굉장히 아찔한 사진을

자랑하듯 보여주었다.

 

잠들 시간이다.

이부자리를 까는 것,

베개 커버를 씌우는 것

헤매는 나를 보며 자신이 직접 해준다.

 

모든게 낯선 나에게 친절함을 베푼 친구였다.

이 친구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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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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