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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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9
러시아에 왔다면 러시아어 알파벳은 배우길 추천한다 나는 열차 안에서 속성으로 익혔다. 네이버 러시아어 회화 어플로 열공했다. 러시아 사람들과 짧은 몇 마디라도 나눠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리고 나무위키 러시아편을 읽어보면 이 나라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새벽 아침 오늘 아침은 도시락과 사과 하나다. 도시락은 러시아에서 매우 대중적인 음식이다. 나만 이걸 사 왔는 줄 알았는데 러시아 현지 인들도 열차를 탈 때 꼭 챙겨온다. 라면은 라면이다. 입맛에 잘 맞다. 오늘도 날씨가 좋다. 제법 큰 도시에 서는 듯 하다. 곰이 사는가 보다. 열차에 내려 바람을 쐰다. 긴 정차시간 동안 매점에서 간식이라도 조금 사 올려고 한다. 역은 내가 좋아하는 민트색이다. 셀프 흑역사를 남긴..
2021.02.26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8
열차는 시간이란 터널을 뚫고 달린다.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다. 무엇을 하고 있어도 시간은 가고 무엇을 하고 있지 않아도 시간은 간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든 괜찮다. 승무원이 파는 간식을 하나 사 봤다. 제법 맛있다. 곡선길이 있을 때 마다 시도하는 머리칸 찍기 단촐한 아침식사 화장실은 셀카찍는 놀이터 서양배를 하나 베어 문다. 열차에는 정차역과 도착시간 그리고 정차시간까지 적혀있다. 이걸 사진으로 찍어 놓길 추천한다. 거의 정확하게 (오차 없이) 역들 사이를 운행한다. 승무원(아주머니) 한 분이 열차에 상주하시면서 때마다 청소를 하시고 열차표도 확인하신다. 필요하면 이 분께 문의해서 원하는 것도 살 수 있다. 눈을 뜨면 어디서든 하얀 눈을 볼 수 있다. 하얀 눈 위에 새겨..
2021.02.26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7
처음에 러시아에 좀 다녀와야겠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공산주의 국가를 왜 가려하느냐 차라리 안전한 곳을 갔다오는게 낫지 않냐 동양인 혐오, 스킨헤드 등등 들어도 무서운 이야기가 많았다. 나 역시 러시아에 대해서 완벽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의 경험으로 볼 때 러시아에 대해 사람들은 막연하게 공포심과 불안감을 갖고 있지 않나싶다. 이 곳 사람들은 주말이면 기차를 타고 스키 가방을 메고 가족들과 함께 여가를 즐기고 기차 안에서 스도쿠 문제를 풀거나 서로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배척하지 않고 즐겁고 유쾌하게 이야기하고 웃고 떠든다. 또한 몽골인이나 조선족 등의 동양인도 비율이 비교적 높아서 그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고있고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지만 오페라나 음악 공연보는 일 만큼은 꼭 포기..
2021.02.26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6
시베리아 횡단하기는 나의 버킷리스트였다. 누군가는 말한다. 살면서 대단한 목표를 세우거나 그걸 이루기 위해 살지마라. 지금 당장 버킷리스트를 써라. 그리고 그것을 하나하나 지워가는 재미로 살아라. 내게는 그 말이 적잖은 충격이었다. 누군가는 자신이 평생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살다간다. 고급진 외제 승용차를 타고, 고급진 아파트에 살면 행복할거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나는 흔하디 흔한 차도 없고 흔하디 흔한 아파트 한 채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 말이 옳은지 그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직감이란게 있지 않나. 나는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나 하나 이뤄가면서 세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지워진 나의 버킷리스트를 바라보며 아 나는 성장하였구나... 생각한..
2021.02.26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5
바다 위를 걸어 본 적이 있는가. 여행은 때때로 내가 알지 못했던 세상으로 나를 데려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색다른 경험과 신비한 체험을 선사한다. 가진게 아무것도 없다 생각한 적이 있다. 지나고 보니 추억 밖에 가진게 없었다. 추억 밖에 가진게 없는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냥 내가 알고 있는 작은 세상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와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 또는 나와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나의 여행 중 찍은 사진을 공개하는 일은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었다. 지구 반대 편에서 만난 친구들과 서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의 아이디를 공유하는 것 처럼 누군가와 소통을 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일이다. 그리고 여행처럼 나를 새로운 경험..
2021.02.26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4
2018.3.6 누군가는 영상이 좋아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고 나는 글이 좋아 글과 사진으로 기록을 남긴다. 기록을 남기는 일 그것은 인간의 보편적 정서인 것 같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만약 내가 선사시대에 태어났다면 아마도 나무 줄기에 그 날 잡은 물고기 숫자를 세겨놓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을 거라고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아마도 왕의 말을 받아 적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을 거라고 나는 쓰는 일이 좋다. 나는 써야하는 사람이다. 러시아 여행은 갑작스럽게 시작되었고, 내게 뜻 깊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예측 가능한 일은 재미가 없잖아. 때로는 즉흥적으로 남겨지는 기록이 인생을 더욱 본능적이고 풍요롭게 만든다. 나의 또 다른 여행 습관 여행을 가서 그 나라의 번호판을 찍는다. 일단 찍고 보는 거다. 혼다, 닛산..
2021.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