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열차(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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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7
처음에 러시아에 좀 다녀와야겠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공산주의 국가를 왜 가려하느냐 차라리 안전한 곳을 갔다오는게 낫지 않냐 동양인 혐오, 스킨헤드 등등 들어도 무서운 이야기가 많았다. 나 역시 러시아에 대해서 완벽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의 경험으로 볼 때 러시아에 대해 사람들은 막연하게 공포심과 불안감을 갖고 있지 않나싶다. 이 곳 사람들은 주말이면 기차를 타고 스키 가방을 메고 가족들과 함께 여가를 즐기고 기차 안에서 스도쿠 문제를 풀거나 서로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배척하지 않고 즐겁고 유쾌하게 이야기하고 웃고 떠든다. 또한 몽골인이나 조선족 등의 동양인도 비율이 비교적 높아서 그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고있고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지만 오페라나 음악 공연보는 일 만큼은 꼭 포기..
2021.02.26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6
시베리아 횡단하기는 나의 버킷리스트였다. 누군가는 말한다. 살면서 대단한 목표를 세우거나 그걸 이루기 위해 살지마라. 지금 당장 버킷리스트를 써라. 그리고 그것을 하나하나 지워가는 재미로 살아라. 내게는 그 말이 적잖은 충격이었다. 누군가는 자신이 평생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살다간다. 고급진 외제 승용차를 타고, 고급진 아파트에 살면 행복할거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나는 흔하디 흔한 차도 없고 흔하디 흔한 아파트 한 채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 말이 옳은지 그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직감이란게 있지 않나. 나는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나 하나 이뤄가면서 세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지워진 나의 버킷리스트를 바라보며 아 나는 성장하였구나... 생각한..
2021.02.26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4
2018.3.6 누군가는 영상이 좋아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고 나는 글이 좋아 글과 사진으로 기록을 남긴다. 기록을 남기는 일 그것은 인간의 보편적 정서인 것 같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만약 내가 선사시대에 태어났다면 아마도 나무 줄기에 그 날 잡은 물고기 숫자를 세겨놓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을 거라고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아마도 왕의 말을 받아 적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을 거라고 나는 쓰는 일이 좋다. 나는 써야하는 사람이다. 러시아 여행은 갑작스럽게 시작되었고, 내게 뜻 깊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예측 가능한 일은 재미가 없잖아. 때로는 즉흥적으로 남겨지는 기록이 인생을 더욱 본능적이고 풍요롭게 만든다. 나의 또 다른 여행 습관 여행을 가서 그 나라의 번호판을 찍는다. 일단 찍고 보는 거다. 혼다, 닛산..
2021.02.26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3
2018.3.6 러시아의 첫 날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역에서 나와 마주한 첫 러시아의 인상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삐쭉한 키와 큰 덩치의 사람들 (아저씨, 아줌마) 차갑게 식은 것 같은 피부, 두꺼운 털 옷 그리고 길거리에 쌓인 검은 눈들... 생각지도 못한 떨림과 긴장이었다. 하지만 이내 도시를 걸으며 조금씩 이 분위기에 적응되었다. 차갑게만 느껴졌던 사람들과 도시의 첫 인상에 조금씩 온기가 느껴졌고, 여기도 역시나 사람사는 곳이다구나 하는 안도감이 생겼다. 따뜻하게 잘 잤다. 따스한 아침 햇 빛이 좋다. 간밤에 한국에서 온 한 친구가 내가 자는 침대 밑에서 자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나이도 이름도 어느지역에서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한국인이고, 같은 곳을 여행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아침을..
2021.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