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열차(16)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13
사람들의 본성은 모두 다르다. 바깥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집안 활동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오죽 천태만상이라는 말이 있을까. 세상의 모습도 이리도 다양한데 우리의 모습도 모두 같은 모습으로 살 필요는 없다. 왜 떠나는가?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모두 같은 모습으로 살기를 바라는 세상에게 나대로 살아가겠다는 반항, 일종의 공격이다라고. 도시의 아침은 조용하다. 이르쿠츠크 음악대학교이다. 어제 저녁에 왔던 마트를 또 왔다. 간식거리를 사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우리집이 여기 마트 옆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 어제 저녁에 침대에 누웠는데 미리 봐둔 빵이 눈에 계속 밟혔..
2021.02.27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12
호스텔에 체크인하고 먹을 것을 사러 마트로 나간다. 여기를 찾기가 힘든 이유가 있었다. 보통 한국에서 건물의 입구는 앞쪽에 있는데 여기는 앞쪽 입구로 들어가면 갈 수 있는 공간과 뒤쪽 입구로 들어가면 갈 수 있는 공간이 따로다. 코너에 위치한 병원 유심히 관찰했다. 마치 공책을 사면 앞 장에 그려진 그림과도 같은 풍경 병원 마크에 여우? 개?가 그려져있다. 아침 8시 ~ 저녁 7시까지 매우 열일하는 병원이다. 관광 안내판이다. 이 건물은 나름 유서깊은 건물인가 보다. 1912년에 지어진 러시아-아시아 은행 건물이다. 이르쿠츠크라는 도시의 산업 성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은행이라 유명한 것 같다. 유럽의 도시와 풍경이 비슷하다. 기차 안에서 만난 친구에 물었다. 러시아는 유럽이니? 아시아니? 그 친구는 이..
2021.02.27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11
잘 정돈된 도시에 살다보면 가끔 무질서한 세상에 매력을 느낀다. 질서와 체계를 만드는 세상 바깥으로는 본능적이고 자유로운 사람들이 살고 있다. 여행이란 규칙적이고 반복되는 일상의 틀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것이다. 그 속에 또 다른 세상을 발견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새로운 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이란 찾는 것일까. 찾을 수 있는 걸까.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틀에서 벗어나 살기를 원한다. 행복한 사람이 되기보다 즐길줄 아는 사람이 되고싶다. 러시아 역들의 컬러감은 아프리카의 컬러감과 대등하다. 이러한 과감한 시도 아주 칭찬한다. 역 앞으로 트램이 지나간다. 나는 시내까지 걸어서 갔지만 (걸어서 가면 멀고 힘들다) 다시 역으로 올 때는 트램을 탔다. 이르쿠츠크에서는 꼭 트..
2021.02.27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10
세상에서 가장 큰 나라 그리고 그 가운데 떡하니 자리잡은 세계 최고 깊이의 담수호 여름이면 푸른 빛 속살을 자랑하며 여행객들에게 훌륭한 휴식처가 되고 겨울이면 꽁꽁 얼어 붙어 하얀 눈을 덮고 오래토록 잠을 잔다. 아쉬움 뿐이다. 푸른 빛 물결을 직접 보고 싶다. 필터를 씌워본다. 내가 받은 신비한 느낌을 사진으로 남겨보고 싶다. 호수위를 지나는 차들 눈 위에는 길이 없다. 누군가 먼저 지나가면 그게 길이 되는 것이다. 호수 가까이 자리한 마을 여기 사람들에게 눈은 일상이고 겨울을 나는 동료다 이제 마을을 지나 이르쿠츠크역에 가까워진다. 나는 이곳에 내려 정비의 시간을 갖고 도시를 구경하려 한다. 이르쿠츠크는 러시아에서 중앙에 위치한 도시다. 기차 안에서 러시아의 주요 도시들을 지나면서 다른 도시의 사람들..
2021.02.27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9
러시아에 왔다면 러시아어 알파벳은 배우길 추천한다 나는 열차 안에서 속성으로 익혔다. 네이버 러시아어 회화 어플로 열공했다. 러시아 사람들과 짧은 몇 마디라도 나눠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리고 나무위키 러시아편을 읽어보면 이 나라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새벽 아침 오늘 아침은 도시락과 사과 하나다. 도시락은 러시아에서 매우 대중적인 음식이다. 나만 이걸 사 왔는 줄 알았는데 러시아 현지 인들도 열차를 탈 때 꼭 챙겨온다. 라면은 라면이다. 입맛에 잘 맞다. 오늘도 날씨가 좋다. 제법 큰 도시에 서는 듯 하다. 곰이 사는가 보다. 열차에 내려 바람을 쐰다. 긴 정차시간 동안 매점에서 간식이라도 조금 사 올려고 한다. 역은 내가 좋아하는 민트색이다. 셀프 흑역사를 남긴..
2021.02.26 -
3일 준비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하기 - 8
열차는 시간이란 터널을 뚫고 달린다.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다. 무엇을 하고 있어도 시간은 가고 무엇을 하고 있지 않아도 시간은 간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든 괜찮다. 승무원이 파는 간식을 하나 사 봤다. 제법 맛있다. 곡선길이 있을 때 마다 시도하는 머리칸 찍기 단촐한 아침식사 화장실은 셀카찍는 놀이터 서양배를 하나 베어 문다. 열차에는 정차역과 도착시간 그리고 정차시간까지 적혀있다. 이걸 사진으로 찍어 놓길 추천한다. 거의 정확하게 (오차 없이) 역들 사이를 운행한다. 승무원(아주머니) 한 분이 열차에 상주하시면서 때마다 청소를 하시고 열차표도 확인하신다. 필요하면 이 분께 문의해서 원하는 것도 살 수 있다. 눈을 뜨면 어디서든 하얀 눈을 볼 수 있다. 하얀 눈 위에 새겨..
2021.02.26